[사설] 언론은 죽음의 계급화와 선택적 관심의 보도를 멈추어야 한다.
경기 평택시 안중읍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고 이선호씨 빈소
최근 지상파 3사 및 공중파 방송과 인터넷 개인방송 유트버들 사이에 이른바 ‘한강 사망 의대생’ 사건으로 명명되는 고 손정민씨 사건에 대한 의혹을 내용으로 경쟁적 보도가 진행되고있다.
국과수및 경찰의 조사및 발표에도 퍼즐이 풀리지않고 미궁에 빠져있는 점에 있어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하고
이를 통해 여전히 슬픔을 호소하는 유족의 한을 달래줄 필요가있다.
그러나 손정민씨에 대한 언론들의 과도한 경쟁적 보도의 뒤뜰에는 보도에 있어서 차별받는 또다른 청년 대학생의 죽음이있다.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바로 지난달 평택항에서 일하다 300kg짜리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23살 대학생 하청 노동자 이선호씨의 죽임이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일터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다가 벌어진 일이고 이씨의 유족들은 이 씨가 해당 작업에 처음으로 투입됐는데, 회사가 사전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안전모 등 장비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반면 한강 사망 의대생’ 사건의 피해자가 강남 반포에 주거하는 서울지역 의대생이고 아울러 손씨의 아버지는 기자들 앞에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침착하면서도 엘리트적인 이미지에 인터넷 상에서는 ‘삼성에 근무하는 손씨 아버지의 놀라운 스펙’이란 게시물이 올라오고 함께 동석했던 손씨의 동석자 역시 같은 학교 의대생이고 그의 부모역시 변호사,의사등등의 확인되지않은 신상털이식 보도도 나오고있다.
만약에 이번 한강에서 사망한 청년대학생이 의대생도, 대학생도 아닌 노동청년이었고, 그 아버지의 ‘스펙’역시 일용직 노동자였다면, 그리고 해당 사건이 손씨의 거주지 인근인 서울반포한강 공원이 아닌 지방 산골의 어느 이름 모를 강이었다면 언론이 지금과 같은 보도행태를 보였겠는가.
의대생과 하청 노동자라는 두 대학생의 사회적 계급 격차와 부모의 계급격차가 사회적 반응의 크기에서 차이를 낳은 것이고 두 대학생의 죽음을 대하는 세상의 태도는 주류언론이 말하는 뉴스 가치만큼이나 선택적이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인해 숨진 노동자는 모두 882명이다. 하루에 2.4명씩 산재 사고로 숨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씨와 같은 18~29살 사이 청년층은 42명이다. 30~39살은 64명, 40~49살은 137명, 50~59살은 292명이다. 무엇보다 60살 이상이 347명으로 39.3%나 된다. 그리고, 이주 노동자가 다수일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산재 사고 사망자는 94명(10.7%)에 이른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일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 이재명지사 - 청년노동자 고 이선호님을 애도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이씨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정부에) 근로감독권한을 지방정부와 공유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인력과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근로 감독에 어려움이 있다면 과감하게 업무를 나누고 공유하면 된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당시에도 “근로감독관 증원과 근로 감독 기능을 지방정부와 공유시켜 위법현장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재차 “대한민국 노동자 숫자가 2000만명에 육박하는데 근로감독관은 고작 2400명에 불과하고, 근로감독관 1명이 담당하는 업체 수가 900여곳이나 돼 서류 접수하기에도 빠듯하다”고 호소했다.
아무쪼록 주류언론은 이선호씨의 산재사망사고 진상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위해 공정하고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정보도를 하여야한다고본다.
사설: 주한외국기업뉴스 GEN 대표기자 김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