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칼럼] ESG 경영, 구성원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국내외를 막론하고 ESG 광풍이 불고 있다. ‘ESG’ 키워드로 국내 언론사 빅데이터 분석 결과, 매년 수십, 수백 건에 이르던 ESG의 기사가 2020년도부터(4,761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21년도에는 39,744건, 2022년 1분기만 해도 10,163건이 언론에 노출되었다. 좀 더 과장하면 코로나와 정치이슈 다음으로 가히 ESG가 대세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업의 ESG 활동을 투자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기업은 경제적 가치 외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기업경영까지 위협받게 된다. CSR 관련 이론들을 보면, 그 중 캐롤(Archie B. Carroll) 교수가 언급한 CSR 4단계 피라미드 모형을 자주 다루는데, 1단계는 경제적 책임(Economic Responsibility), 2단계는 법적 책임(Legal Responsibility), 3단계는 윤리적 책임(Ethical Responsibility), 4단계는 자선적 책임(Philanthropic Responsibility)을 의미한다. 이 모델은 ESG 경영 시대에 더 많이 거론될 것이다.
1단계 경제적 책임은 말 그대로 기업의 경제적 성과 창출을 의미한다. 기업은 생존이 최우선 과제다. 기업은 경쟁전략을 수립하고, 운영효율성을 높여 최대 이윤과 주주 수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생존가치만 따지고, 존재가치를 따지지 않으면 환경파괴와 안전사고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가 바로 법적 책임이다. 2단계 법적 책임은 기업이 사회의 법망을 준수하는 것으로 명문화된 법률 규정을 지키는 것이다. 3단계 윤리적 책임은 법 준수 그 이상의 윤리적 책임의식을 의미한다. 기업은 사회 전체의 관습과 윤리규범에 맞게 기업을 운영하고, 기업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와 인권보호 등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4단계 자선적 책임은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활동, 기부, 봉사 등 자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ESG와 캐롤 교수의 CSR 피라미드 모형은 결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발표된 ESG 관련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기업의 ESG 활동이 기업성과, 투자심리, 재무성과, 기업가치, 조세회피 등 재무적 성과와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다수 밝히고 있다. 또한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성과를 주로 다룬다. 즉, 투자자 관점, 재무적 관점에서의 연구가 대부분이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기업의 ESG 활동에 따른 소비자의 태도 변화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 입장에서 과연 ESG 경영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성과와 어떻게 연동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
주요 기업들은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ESG 경영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더라도, 실질적인 ESG 개선 활동은 실무에 있는 직원들이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게 현실이다. 기획팀에서는 환경경영 실천을 위한 투자계획과 환경목표를 수립해야 하고, 각 제조 현장에서는 기후변화 대응활동, 폐기물 배출량 저감활동 등 다양한 환경 개선활동과 인증을 받기 위한 행정작업들을 해야 한다. 인사팀은 인력변화상을 분석하고, ESG 평가 항목에 맞게 인력을 재편하는 등 다양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 또한 인권교육, 부패방지 교육 등 윤리경영 선포를 넘어 관련 교육과 신고제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문화팀에서는 임직원에게 사회공헌활동을 장려하고, 추가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하며, 소비자와 지역사회에 걸쳐 만족도 제고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적을 관리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 재무관련 부서에서는 주주총회 개최 및 이사회 구성, 공시 업무 등 ESG 평가 항목에 따라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처럼 기업의 ESG 경영은 임직원들에게 기존 업무 외에 추가 업무를 요구할 수 있기에, 이에 따른 조직 구성원의 태도와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우려가 된다. 이와 반대로, ESG 활동에 참여도가 낮은 구성원의 경우에는 ESG 경영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세종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지속가능(ESG)경영전공 박사과정 김진규
• 하림그룹 (주)선진 경영지원실 인재개발팀장
• 주한외국기업 인사관리협회(KOFEN HR) 사무총장